
조선시대는 유교를 근간으로 한 문치(文治)의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왕조의 기틀을 유지하고 왕실을 보호한 힘의 근간은 무관 체계에 있었다. 특히 궁궐 내부의 치안, 의식 경호, 외부 침입 방비 등을 전담한 궁중 무관은 왕실 권위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한 존재였다. 이들이 입은 복식, 즉 궁중 무관 한복은 단순한 관복이 아니라 조선이 지향한 무(武)의 철학과 질서, 그리고 실전적 감각이 반영된 문화적 복식 코드였다.무관 복식은 말 그대로 ‘옷을 통해 계급과 기능을 드러낸’ 정밀한 구조물을 의미했다. 조선의 궁중에서는 옷이 곧 그 사람의 역할을 말해주었고, 특히 무관의 복식은 그들에 대한 인식, 위치, 그리고 궁궐 안에서의 위상을 한눈에 보여주는 시각 언어였다. 격식 있는 단령이나 철릭, 무늬 없는 흉배,..